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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즈빌이 재택근무하는 법

2020.05.05

Everyone has a plan ‘till they get punched in the mouth. - Mike Tyson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갖고 있다. 쳐맞기 전까지는. (마이크 타이슨)

 

최근의 코로나 19사태와 관련하여,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몇 개월 전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상황을 예상한 사람이 있었을까? 단언컨대 단 한 명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전 세계는 실물 경제와 금융 시장의 위기를 동시에 겪으며 포스트 코로나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아직도 뷰카(VUCA)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는 사람에게, 나는 코로나 19와 그로 인한 변화를 지켜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그야말로 변동적이고(Volatility), 불확실하고(Uncertainty), 복잡하면서(Complexity), 모호한(Ambiguity) 시대의 정중앙을 지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버즈빌에게도 크나큰 영향을 미쳤다. 아직 글로벌 상황이 종료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많은 것이 불확실하지만 지금까지 우리의 대처 방안을 공유하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이 글을 쓴다. 우리 역시 의사결정을 하고 기준을 수립하면서 재택 근무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다른 기업들의 사례가 많은 도움이 되었기에, 이 글로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한다.

 

재택 근무가 시행되기까지

버즈빌의 핵심 가치는 소통, 자율, 성장, 불굴이다. Buzz가 잘 어울리는, 소통과 협력을 강조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재택근무를 해본 적이 없던 터였다. 사실 재택근무 시행 전날(2월 24일)만 해도, 이번 주 상황을 보고 전환하자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예상처럼 흐르지 않았는데, 하루 동안에도 확진자가 몇백 명씩 가파르게 증가하고, 또 많은 구성원들이 우려 섞인 의견을 주었다. 결국, 오후에 급히 리더 회의를 소집하고 예상되는 문제점을 파악한 후에, 다음 날부터 급히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그리곤 지금까지 한 달 반 가까이 흘렀다.

 

비교적 속도감 있는 의사결정이 가능했던 이유를 회고해 본다. 물론, 모든 구성원이 노트북을 갖고 있기에 물리적 제한이 크지 않고, 100명 정도의 소규모 조직이라는 것은 다행스러운 점이다. 그럼에도 결정이 쉽지는 않았다. 특히, 지금까지 시행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문제가 일어날지” 정확한 예상 자체가 어려웠다. 모르는 것조차 모르는 영역(Unknown unknowns)이 더 무섭게 느껴지는 법이다. 만약 회사에서 일괄적으로 규정과 세부 규칙을 정한 후에 시행해야 했다면, 이런 식의 결정은 어려웠을 것이다.

 

이럴 때 도움이 되는 것은 ‘조준 - 발사’가 아니라 ‘발사 - 조준’이 가능한 조직 문화다.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기에 우선 시행을 했고, 발생하는 이슈는 그때그때 해결해 나갔다. 특히, 팀 리더들이 팀별 상황에 잘 맞춰서 업무를 진행시켰고 중요한 안건은 리더 미팅을 통해서 함께 의사 결정했다. 그라운드 룰도 하나씩 만들었고, 익명 설문을 통해서 구성원들의 팁이나 노하우를 반영했다. OKR이나 다양한 협업 툴 등 자율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이미 만들어져 있었던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초기에 모두 민첩하게 대응해준 덕분에, 지금은 이미 여러 번 재택근무를 경험했던 것처럼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재택근무에서 일어나는 일

버즈빌의 재택근무 그라운드 룰은 간단하다. 대면 업무의 강점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컨퍼런스 콜 진행 시 화면을 켠다거나, 막힘이 있으면 바로 전화를 거는 등의 그라운드 룰을 정했다. 그보다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이디어의 지속적인 반영’이다. 응답자가 많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상, 의자가 중요하다! 침대와 먼 곳으로! 쉬는 공간과 일하는 공간을 분리해야 한다!“라는 팁이나, “이어폰 연결 이후에 미팅해 주세요.“라든지 실제 불편한 경험한 내용을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규정을 업데이트 해나갔던 것이 의미있었다.

 

면접과 온보딩 프로그램, 격주로 진행되는 전체회의도 모두 화상 회의로 진행이 되었다. 사실 2월 24일(월)에 입사한 신규입사자가 꽤 있었는데, 그들 입장에선 출근 다음 날부터 재택근무에 들어간 당황스러운 상황이었다. 입사 초기에는 단순히 정보와 지식을 교류하는 것을 넘어서 분위기를 파악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한데, 그러한 과정은 재택근무로 쉽게 해결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그 외에는 아쉬운 점이 거의 없었고 화상 면접도 생각보다 원활했다. 특히 온라인으로 진행된 전체 회의는 유튜브 라이브를 보는 것처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진행되었는데, 기존과는 다른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재택근무일수록 서로 간의 사소한 교류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재택근무로 얻는 것이 혼자만의 시간이라면, 잃어버리는 것은 사람들과의 교류이기 때문이다. 전사적으로 1:1 Coffee chat을 권했고, 점심 사진을 공유하는 채널, 자유롭게 수다를 떠는 모임도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우리 팀 역시 온라인 Tea time을 가졌다. 각자 마시고 싶은 음료를 준비해서 노트북 앞에 앉고, 업무가 아니라 최근의 근황이나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재택근무를 진행하는 회사들이 한 목소리로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는데, 장기화될수록 더욱 중요해질 이슈라고 생각한다. 오랜 기간의 고립은 우울감을 낳는데 이를 잘 예방할 필요가 있다. 결국 회사는 사람들로 이끌어지기 마련이고, 우리는 모두 정서적 친밀감과 관계에 크게 영향받기 때문이다.

재택근무, 그것이 알고싶다.

버즈빌은 4차례에 걸쳐서 재택근무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 온라인 회고 세션을 진행했다. 그 결과를 짧게 공유하고자 한다. 재택 근무의 긍정적인 점, 계속되어야 할 점(Keep)으로는 “출근시간을 아낄 수 있다”, “불필요한 일이 줄어들었다”, “집중력이 높아졌다”등이 있었다. 재미있는 의견으로는 “화상통화를 통해 오히려 친해진 멤버가 있다”, “혼자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 “업무에 필요한 리소스(책)이 집에 더 많아서 좋았다.” 등이 있었다. 많은 분이 공감한 내용으로는 긴급한 일과 중요한 일을 놓고 봤을 때, 사무실에선 갑작스러운 요청이나 긴급한 일을 하게 되기 쉬운데 재택근무 상황에선 간섭이 적다보니 좀 더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통찰은 재택근무를 통해 발견된 의외의 성과다.

 

반면 재택근무의 아쉬운 점, 해결되어야 할 점(Problem)으로는 “일과 생활이 구분이 잘 안되어 힘들다”, “비동기적으로 협업이 이뤄져 소통이 힘들다”, “수다를 떨 수 있는 공간이 줄어서 아쉽다” 등이 있었다. 재미있는 의견으로는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만 근무를 해야 한다. 야외로 나가고 싶다”, “출퇴근이 불명확해서 업무 종료 이후에도 계속 일하게 된다”, “식비가 많이 든다.” “화이트 보드를 활용한 회의가 어렵다.” 등이 있었다. 특히 몇몇 분들은 “내가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아무도 알지 못하면 어쩌지?“라는 막연한 불안이 있다고 하셨는데, 공감될 만한 의견이었다. 계속 책상 앞에만 있다 보니 전체적 활동량이 줄어들고 살이 찌는 현상은 대체로 비슷했다.

 

<사피엔스Sapiens>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최근의 파이낸셜 타임즈 기고에서 “민족주의적 고립이 아닌 글로벌 연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비단 민족이나 국가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모든 조직과 기업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할 메시지다. 버즈빌은 지금까지 나열한 방식으로 코로나를 대처하고 있지만, 이것이 결코 정답이 될 수는 없다. 세상에 많은 조직이 있고, 특성과 문화는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집단의 지혜와 힘을 모아서 함께 이 위기를 극복했으면 한다. 모두 살아서 다시 만나기를 빌며, 익숙한 명언으로 글을 마친다.

 

We will find a way. We always have.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참고: 버즈빌 재택근무 그라운드룰]

1) 컨퍼런스 콜 진행 시, 화면을 켜고 진행한다. 대면 미팅의 강점은 비언어적 메시지나 뉘앙스도 함께 전달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가급적 살리기 위해,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라면 화면을 켜는 것을 그라운드 룰로 하겠습니다. 이런 시기일수록 되려 사소한 터치가 중요합니다. 함께 늘려갈 수 있도록 노력해 주세요!

 

2) 커뮤니케이션에 막힘이 있으면, 바로 전화를 한다. 함께 사무실에 있을 때 강점은 문제가 생기면 바로 찾아가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위해, 커뮤니케이션에 응답이 없거나 답답할 경우 바로 전화하는 것을 그라운드 룰로 하겠습니다. 재택 업무 시간 동안은 좀 더 빠르게 응답받을 수 있도록 함께 협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3) 업무 요청과 업무 과정을 관련된 모두에게, 지속적으로 공유한다. 재택 근무가 장기화 되면서, 기록과 소통을 놓치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Direct Message을 사용하지 마시고, Group Channel을 통해서 업무를 요청하고 토론하는 것을 그라운드 룰로 하겠습니다. 긴급한 이슈가 발생 시, 새로운 Channel을 생성 후 관련 직원을 초대해 논의해 주시고, 이슈가 마무리되면 Channel을 삭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글쓴이. 강정욱 James Kang, Part Leader of Employee Exper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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