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즈빌리지
버즈빌을 만들어가는 버즈빌리언의 이야기.
버즈빌의 인터뷰에는 “당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분기점은 언제였나요?”라는 질문이 있습니다. 버즈빌리언들이 삶에서 어떤 변곡점을 겪었고, 어떤 이유 때문에 일을 하는지, 경력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기 위함인데요. 저희는 이처럼 다채로운 경험을 가지고 멋지게 활약 중인 버즈빌리언을 찾아가 깊은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버즈빌리언 딥터뷰, 세 번째 시간은 Ad Management 팀의 PM으로서 멋진 팀을 이끌어가고 있는 Jetty을 찾아 갔습니다. 창업에 대한 경험부터 디자니어 출신으로서 PM이 된 이야기까지, 함께 들어볼까요? 🥳
저는 광고주를 대상으로 하는 버즈빌 Demand Group에서 광고 관리 도구를 만들고 있는 Ad Management 팀의 PM을 맡고 있는 Jetty 입니다. 버즈빌에 입사한 지는 어느새 4년 반이 지나가고 있네요. 😉
저는 개인적으로 유연한 것을 좋아해서, ‘원칙’ 보다는 ‘노하우’를 공유드리는게 좋을 것 같네요. 저는 ‘돌아보기’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많이 진행하는 것 같아요. 회사에서 익숙한 ‘회고’와는 조금 다른 개념인데요. 회고가 ‘뒤를 돌아보고 개선하는 것’까지를 의미한다면, 돌아보기는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의 비교하고,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떻게 나아졌는지, 어떤 것을 이루었는지’ 인식하는 과정이에요. 자연스럽게 스스로 성취감도 느끼게 되고요. 😌
Sonny: 돌아보기와 회고의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뭘까요?
제 관점에서 봤을 때, 회고에서 중요한 것은 개선점을 찾고 이어질 액션 아이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돌아보기는 그냥 과거를 돌아보는 것 그 자체를 의미해요. 앞으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지만, 지금까지의 나의 성장을 오롯히 인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아요.
Sonny: 성장을 인식한다는 점이 좋네요! 팀 차원에서도 ‘돌아보기’를 많이 하나요?
저와의 1:1 미팅에서 많이 진행하고 있어요. 사실, 당면한 문제만 집중하면 “으쌰으쌰”가 되기 힘들잖아요. 어떻게 풀어야 할까 고민도 되고요. 그래서, 가끔은 우리가 해온 것을 되돌이켜 보는 과정을 통해서 성취를 인식하고, ‘앞으로 좀 더 강화하면 좋을 행동’이 있다면 그에 맞춰 지지적/발전적 피드백도 전달 드리고 있어요. 🗒️
평소에 많은 자극을 받고 있는데요.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는 것 같아요. 첫 번째는 아예 제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어서 자극이 되는 동료에요. 예를 들어, 중요한 핵심을 빠르게 잘 가려내는 분, 우선순위를 잘 결정하는 분이 그런 경우죠. 제가 더 발전시켜야 할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두 번째는 저와 비슷하지만, 저보다 조금 더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극이 되는 경우에요. 예를 들어,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사람인데요. 여기서 상대방이라고 하면 미팅 참여자일 수도 있고, 슬랙 메세지를 보는 사람일수도 있고, 넓게는 제품을 사용하는 유저까지도 포함해요. 상대방 입장에서 고민하고, 좋은 대안을 만들어가는 분들은 늘 자극이 되죠. 💡
Sonny: 개인적으로 최근 전체회의에서 발표하신 워크샵* 내용이 정말 인상깊었는데요. 왜 팀원들이 직접 고객이 되어봐야 겠다고 생각하셨나요? (주: 광고 운영을 실제처럼 직접 해보고 프로덕트를 개선하는 워크샵)
사실 저는 ‘조금 더 일찍 했어야 했다'고 생각해요. 예전부터 '광고 운영을 직접 경험해봐야 이해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거든요. 회사에 꽤 오랜 시간 있었는데, 오히려 더 일찍 진행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결론적으로 실행하게 되었고, 저희의 주요 고객인 CM분들을 이해하게 되어서 뿌듯했어요. 비록 빠르게 실행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결국에는 실행하는 모습을 보면 나름 스타트업 DNA가 있다고 생각해요. 😎 새로운 것에 도전하거나 실행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상대적으로 덜한 것 같아요.
대학교 때, 42컴퍼니*의 전신인 웹 개발 동아리에 합류한 것이 첫 번째 분기점인 것 같아요. (주: 2015년 4월에 설립된 스타트업,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리워드 앱 Slide를 런칭했다.) 사실, 동아리에 들어가기 전에는 대학교에서 딱히 무언가를 하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당시에 타 학교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동아리 모집 공고를 제 친구가 알려줬어요. 그 당시 웹 디자인 관련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이라 관심이 생기게 되었고, 결국 가입까지 하게 되었죠. 당시 구성원은 거의 디자이너와 개발자 위주였는데요. 아이폰이 막 나왔던 시기라, 그 동아리에서 모바일 디자인 (지금은 UI/UX라고 할 수 있겠네요)을 접했던 것이 인생의 첫 번째 분기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James: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사실 Jetty 대학교 전공은 컴퓨터 교육이시죠?
네 맞아요. 지금으로 말하면 융합형 인재라고 할 수 있겠죠? 😆 사실, 컴퓨터와 교육 둘 중에서 하나의 길을 찾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다행히 디자인은 저랑 잘 맞았어요. 디자이너가 많은 동아리도 아니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네요. 알음알음 파트 타임 등을 통해 웹 디자인을 했었다 보니, 웹 디자인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었고, 이것을 통해 동아리에 합격을 한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도, 당시 동아리 멤버들과 창업을 한 것이 두 번째 분기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스타트업 세계로 처음으로 들어온 것이죠. 여러가지 창업 아이템이 있었는데요. 그 중에서 기억에 남은 것은 친구를 통해서 소개팅을 매칭해줬던 제품인데요. 실제로 반응도 좋았고, 글로벌화 시키려고 좀 더 해외 맞춤용으로 UI/UX를 반영했었어요. 결과적으론 성과가 아쉬웠지만, 실험적이었던 디자인이라 기억에 남아요.
James 결국, 어떤 이유 때문에 창업을 한 것일까요?
그때를 생각하면 주변에 좋은 분들이 많았고, 또 그들이 저를 잘 인정해 주셨어요. 동료들에게 인정을 받고, 제품으로 인정을 받는다는 것이 단순한 감정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요. 저에겐 그것이 너무 즐거웠던 것 같아요. “만약, 다른 회사에서도 비슷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을 때 이만큼은 아닐 것 같았고요. 그래서 함께했던 동료들과 계속해서 함께하게 되었죠. 제가 큰 회사에 다닌 적이 없어서 잘 모르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요. (웃음)
Sonny: 당시에 친구나 가족들의 우려는 없었나요? 아무래도 전공은 교육 계열이셨으니까요. 교생 실습도 다 하신거죠?
맞아요. 사실 2급 정교사 자격증도 있어요. 하하 😆 부모님은 제가 교육자의 길을 걸을 수도 있을거라 생각하셨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적어도 저에게 교육자의 길은 정말 어렵다고 느꼈어요. 지금 하는 일에서 잘한다고 인정받는 상황인데, 사범대에서 아이들을 가르쳐보니 제겐 그것이 더 모험처럼 느껴졌거든요. 지금은 위상이 달라졌지만, 그 당시에는 학교에서 컴퓨터 교육과 선생님을 뽑는 TO가 많지 않았기도 했고요. (웃음)
버즈빌에서 PM으로 직무를 전환한 시점이 세 번째 분기점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원래 디자이너였는데, 당시PM께서 저에게 한번 해보지 않겠냐고 권유해주셨는데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주셔서 그 믿음으로 하게 된 것 같아요. 제 성향도 어떤 기회가 왔을 때, 일단 해보고 후회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라 직무 전환을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디자이너를 하다가 PM을 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은, 목표 설정을 스스로 해야한다는 것이에요. 목표 설정을 “잘”하는 것이 팀에게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이 부분이 PM으로서 가장 잘 해야하는 덕목이라고 생각됩니다. 다시 말해서, ‘어떻게 할까’는 유능한 팀원들이 알아서 진행해주고 계시니, ‘무엇을 할까’를 생각하는 것이 PM으로서 제일 어렵고 중요한 것 같아요.
Sonny: 단순한 의사결정이 아니라, 직무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큰 의사결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려는 없으셨나요?
당시 팀원들이 숙련도가 높은 분들이어서 걱정은 크게 없었어요. 그냥 그 분들과 '함께 하면 된다'의 개념으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디자이너에서 PM으로 직무 전환하는 경우는 비교적 흔해서, 완전히 새로운 일을 해야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여의치 않을 경우 다시 디자이너로 돌아올 수 있는 여지도 회사에서 주셨었고요.
James: 이 직무 전환으로 인해, Jetty의 관점도 많이 바뀌었을까요?
맞아요. 일을 하는 관점이 많이 바뀌었어요. 디자인을 할 때는 ‘내가 좋아서, 혹은 내가 잘할 수 있으니까’의 개념으로 업무를 했거든요. 반면 PM은 일의 주도권이 “일”에 있고, “내”가 주도권이 없다고 느껴졌어요. 일에 잡아먹히기(?) 쉬운 직무라고 말할 수 있죠. 디자이너로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경험이거든요. 하지만 이러한 경험이 저에게는 새로운 경험이고 자극이 되요. 목표설정은 아직 어렵지만, 팀 매니징은 2년 전에 비해 정말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업무를 통해 팀원들이 성장하고, 또 그것을 통해 제가 기쁨을 얻는다는 것이 PM을 하면서 얻게 된 새로운 가치인 것 같아요
Sonny: 그럼에도 불구하고, PM을 하게 되신 걸 후회하신 적이 있나요?
후회라기 보다는 하소연은 많이 하고 있구요. (웃음) 오랜만에 디자인을 하면 너무 재미있어요. “이 재미있는 걸 왜 안 했을까? 조금 더 할 껄~” 이런 생각은 한 적이 있어요. 😆
제가 맡은 제품은 목표을 설정하기가 참 어려운데요. 목표를 최대한 가시화하는 등 제가 원하는 수준으로 잘 이끌어보고 싶어요. 그리고 아주 장기적으로, 버즈빌에서 PM을 하면서 배우고 습득한 다양한 것들이 있는데요. 예를 들어, 목표 설정 방법, 팀 미팅을 이끄는 방법, 매니지먼트, 디자인 등이죠. 이러한 자양분을 기반으로 언젠가 저의 Identity가 담긴 어떤 “일”을 하고 싶어요. 거창한 창업이 아니더라도, 저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거든요. 일에서 배운 것들을 삶에서도 잘 활용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