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를 키우며 초역동적인 한국 스타트업에서 일한다는 것
[Between Diapers and Deadlines (1)] 스프린트 모드의 삶 by Max, CDO
Intro. [Between Diapers and Deadlines] 시리즈는 일과 육아, 두 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굴리는 버즈빌리언들의 리얼 로그입니다. "퇴근은 육아로의 출근" 이라는 말이 있죠. 완벽하진 않아도, 오늘도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치열한 스타트업 환경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육아맘, 육아대디의 목소리를 담아보았습니다.

장난스럽고 인터랙티브한 UI 키트를 만들어 달랬다. 기대 이상으로 장난쳤다.
우리 집은 도시보다 먼저 깨어난다. 노트북을 열기 전부터 이미 아침식사 협상, 양말 찾기, 그리고 작은 반항들을 한 차례 겪는다. 아침은 쏟아진 우유로 시작하고, 저녁은 읽지 못한 메시지로 끝난다. 제품 리뷰와 잠자리 동화 사이 어딘가에서 하루가 흐려진다. 웃음소리, 소음, 슬랙 알림, 그리고 레고 조각들이 섞인다. 완벽한 균형은 아니지만, 나름의 리듬이 있다. 불완전하고 빠르고 때로는 우스울 만큼 정신없지만, 이상하게도 잘 굴러간다. 그런데 어떻게 가능할까?
인생은 긴 잔잔한 강
어제 여섯 달 된 딸아이가 감기에 걸렸다. 밤새 한 시간 반마다 울며, 처음으로 코막힘을 경험했다. 세 살짜리 아들은 새벽 다섯 시 반이 하루를 시작하기에 좋은 시간이라며 일어나 버렸다. 나는 반대했지만, 조용히 속으로만. 결국 그의 방 바닥에서 반쯤 잠든 채 레고를 만지며 놀았다.
그 뒤로는 항상 그렇듯 예측 불가능한 아침이 펼쳐진다. 옷 입히기 전투, 식탁 협상, 잃어버린 신발 찾기, 그리고 급히 나서는 출근길. 아들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나는 뛰다시피 사무실로 향한다. 8시 반, 내 하루의 스프린트가 시작된다. 이제는 업무 모드, 목표 중심 모드다. 쉽지 않지만, 해낼 수 있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어디서나 어렵다. 인내심, 공감, 그리고 통제력을 동시에 시험한다. 하지만 나는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해주는 환경을 찾았다. 내게 특별한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다. (아이 방 안에서 빼면, 그런 건 없다.) 다만 내가 선택한 맥락 덕분이다.
그 맥락이 바로 내가 10년 넘게 함께해 온 회사, 버즈빌이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

좋은 UX는 세 살짜리도 쓸 수 있어야 한다고들 한다. 그래서 직접 만들어보게 했다.
유니콘은 보통 기업 가치 10억 달러를 넘는 회사로 정의된다. 하지만 진짜 드문 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사람다움을 잃지 않는 회사다. 버즈빌은 그런 회사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서 일한다는 게 얼마나 빡세냐고 묻는다. 맞다. 속도도 빠르고, 기대치도 높고, 압박도 크다. 하지만 신뢰와 자율성이 공존하는 환경이라면 그 속에서도 삶은 충분히 가능하다. 느슨하지도, 무조건 빠르지도 않은, 지속 가능한 리듬. 버즈빌은 그런 균형을 지켜온 몇 안 되는 회사 중 하나다.
한국 IT 업계 전체를 봐도 이런 문화는 흔치 않다. 버즈빌은 제품만큼이나 일하는 방식으로도 차별화된다. 높은 기준과 진짜 공감이 공존하는 곳. 조용하지만 진짜 의미의 유니콘이다.
숫자만 봐도 그렇다. 평균 나이 32세. 전체 120명 중 약 4분의 1이 자녀가 있거나 곧 부모가 될 사람들이다. 리더 중 60%, 파트 리더 중 55%, 개인 기여자 중 13%가 부모다. 리더의 절반 이상이 부모라는 사실은 중요하다. 회사 전체에 신호를 보낸다. 가족이 일의 방해 요소가 아니라 삶의 일부라는 신호다. 이는 우리가 일하는 방식과 서로를 대하는 태도, 그리고 ‘성과’를 정의하는 기준까지 바꾼다.
이 수치는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한 한국에서 특히 의미가 크다. 여성 1인당 출산율은 0.72명으로, 인구 유지에 필요한 2.1명은커녕 OECD 평균인 1.43명에도 한참 못 미친다. 성별 비율 역시 완벽하진 않지만 6:4 수준이다. 한국 IT 업계 여성 비율이 약 12%, OECD 주요국 IT 평균이 9~24%인 점을 감안하면, 꽤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아내는 첫째가 한 살이 되던 해에 복직했고, 둘째가 같은 시기가 되면 다시 일할 예정이다. 나 역시 양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등원, 병원, 잠자리, 다 함께 한다. 이런 삶이 가능한 건 직장이 이를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 중 한 명은 커리어를 포기해야 했을 것이다.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
이 정도의 유연함이라면 회사의 속도가 느리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2024년, 버즈빌은 매출 1,012억 원, 영업이익 44억 원을 기록했다. 직원 수 약 120명 기준으로 1인당 매출은 약 6억 3,900만 원. 대부분의 한국 IT 기업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네이버의 1인당 매출이 약 8억 5천만 원인 것을 감안하면, 규모는 훨씬 작지만 그 격차는 꾸준히 좁혀지고 있다.
이 성과의 핵심은 ‘자율성’이다. 버즈빌은 인원이 100명을 넘은 지금도 초기의 개방적인 문화를 잃지 않았다. CEO는 개인 사무실 없이 모든 직원과 같은 자리에서 일하고, 정기적으로 ‘CEO Talk’를 통해 누구나 질문하고 토론할 수 있다. 회사의 주요 정보는 투명하게 공유되고, 직책보다 아이디어로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다. 한국에서 이런 수평적인 문화는 여전히 드물다. 바로 이런 열린 구조가 사람들을 더 몰입하게 만들고, 각자 책임 있게 움직이게 한다.
이 자율성은 성장 방식에도 이어진다. 구성원 각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도구나 학습에 전폭적인 지원이 주어진다. 직무 관련 서적이나 교육, 자격 과정에는 별도의 예산 제한이 없다. 특히 디자이너들은 GPT Plus, 미드저니, Cursor 같은 AI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덕분에 단순한 반복 작업은 줄고, 창의적 사고와 문제 해결에 더 집중할 수 있다. AI를 두려워하기보다, 우리 방식으로 통합해 생산성을 높이는 셈이다.
버즈빌은 이제 상장을 준비 중이다. 그 자체가 회사의 기반과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결국 우리는 증명하고 있다. 빠른 속도와 사람다운 문화가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이건 트레이드오프가 아니라, 우리가 의식적으로 설계한 선택이다.
예스 위 캔

폭풍 속에서도 웃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이 일엔 거창한 영웅담이 없다. 다만 좋은 사람들이 가족을 돌보고, 배우고, 웃으면서 의미 있는 일을 꾸준히 만들어 가고 있을 뿐이다. 어떤 날은 시끄럽고, 어떤 날은 뜻밖에 고요하다. 리듬은 늘 변하지만 흐름은 계속된다. 완벽한 균형은 아니지만, 신뢰와 공감, 그리고 ‘삶은 일 앞에서 멈추지 않고, 일도 삶 앞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조용한 이해가 우리를 움직이게 한다.
결국 진짜 성공은 숫자나 성장 그래프가 아니다. 이 모든 속도와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인간적인 온도를 잃지 않고 있다는 것. 그게 우리가 만들어낸 가장 큰 결과물이다.
마지막으로, 일과 삶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꿔준 두 권의 책을 추천하며 글을 마무리하고 싶다.
크리스토퍼 알렉산더의 『The Timeless Way of Building』(1979)
AI에 관한 책은 아니지만, AI를 이해하게 해준다. 패턴과 자율성, 그리고 공감 속에서 자연스러운 질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다룬다.
헬렌 러셀의 『How to Raise a Viking』
행복한 인간을 키우는 법에 대한 따뜻하고 현실적인 책이다. 집에서도, 일에서도 결국 성장의 시작점은 신뢰와 자율성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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